정규직 수습기간은 왜 3개월 인가요?

긴 취준 시간 끝에 한 기업에 취직하게 된 A씨. 난생 처음으로 근로 계약서를 받았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입사 후 3개월간은 수습 기간으로 앞으로 계약할 임금의 90%를 받는다고 하네요. 근로 계약서에 사인을 하면서 문득 A씨는 궁금해졌습니다. 수습 기간은 왜 하필 3개월인 걸까요?

◇ 수습 기간 3개월, 법으로 정해진 바는 없어

수습 가능 기간에 대해서는 법으로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당사자 간 동의만 있으면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정하기도 합니다. 공무원 사회도 '시보'라는 이름으로 6개월의 수습 기간을 정하고 있죠.

하지만 사기업은 일반적으로 정규직 입사 시 3개월을 수습 기간으로 두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3개월 미만의 입사자를 해고한다면 해고 예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일반적인 근로자라면 사용자가 해고하기 30일 전에 해고를 통보해 다른 직장을 구할 수 있는 기간을 줘야 하지만,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즉시 해고가 가능합니다.

최저임금법에서는 수습 3개월의 경우 최저임금의 감액 적용이 가능하다고 적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최저시급은 8590원인데요.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179만 5310원입니다. 만일 수습 3개월 후 정규직 전환 계약을 맺었다면 수습 3개월 동안은 이보다 적은 액수의 월급을 지급해도 괜찮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수습 기간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법률상 기준은 3개월로 명시돼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기업이 수습 기간을 3개월로 정하고 있고, 해당 기간 신입사원은 회사가 일하기에 마땅한 일터인지, 반대로 회사는 신입사원이 적합한 일꾼인지 서로 '눈치 싸움'을 하게 되죠.

◇ 수습 기간 '예고 없는 해고', 합법인가요

"정규직으로 입사한 지 2개월만에 코로나19로 인원을 감축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전 사원 면담 끝에, 퇴사하라는 통보를 받았네요. 이 경우에는 법적으로 부당함을 호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

그렇다면 위의 사례처럼 수습 기간의 예고 없는 해고는 합법일까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하더라도 수습 기간인 3개월 이내에 발생하는 해고는 예고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 사용자가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않고 즉시 해고했을 때, 30일분의 임금을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적법한 해고가 가능하려면 △사유 △절차 △양정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요건 중 하나라도 갖추지 못하면 부당해고입니다.

먼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회 통념상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채용을 거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입증 자료 등이 제시되어야 하고 단순 주관적 판단, 예컨대 "태도가 불량하다"며 해고하는 건 정당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또 해고는 절차상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여기서 '서면'이란 원칙적으로 종이 문서를 말합니다. 문자, 카톡, 이메일 등을 통한 해고는 인정이 어렵습니다. 최근 '카톡'으로 해고를 통보했다면 근로기준법상의 절차를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는 판결이 있기도 했죠. 마지막으로 양정은 해고의 원인이 정말 이 사람을 해고시킬 만큼 중한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만약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부적합하다면 '부당해고 구제 신청'이 가능합니다.

더불어 해고와 권고사직은 다르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퇴사하게 됐더라도 노동자가 퇴사에 동의한다면 이는 해고가 아니라 권고사직이 됩니다. 법적 대응이 안 되는 거죠. 일반적으로 해고가 되어야 부당해고 구제 신청이 가능하니까요.

◇ 수습 기간 중 해고됐는데, 실업급여는?…"수급 가능"

그렇다면 수습기간 중 해고됐다면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까요? 실업급여란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실직해 재취업을 하는 기간에 소정의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인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무 기간이 3개월 이내로 짧았더라도 권고사직이나 해고 모두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조건 충족은 필요합니다. 고용보험 가입이 되어 있어야 하고, 현재 직장이 첫 회사라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직하기 전 18개월간 이전 직장에서 180일 이상 근무한 이력이 있어, 앞으로도 직장 생활을 할 의지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더불어 이직 사유는 비자발적인 사유여야 합니다. 회사에서 '자진 퇴사'로 신고할 경우 실업급여 대상자가 될 수 없습니다. 스스로 퇴사를 결정했을 때도 13개의 특이 세부 조항에서 실업급여 수급을 인정하고 있지만, 실업급여 수급을 원한다면 유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